소개
도시생활자의 마음밭에 심어보는 일 년 열두 가지 작물. 공방 ‘달실’ 김기란 작가의 판화로 새긴 열두 가지 작물과 순창의 작은 서점 ‘책방 밭’에서 길어 올린 농부의 마음. 전라북도 순창에 자리한 작은 서점 ‘책방 밭’의 운영자이자 농부 박정미 작가가 길어 올린 일 년 열두 가지 작물, 그리고 그것을 길러낸 농부들의 마음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그 열두 가지 마음을 받아 평소 자연을 가까이에 두고 작업을 이어온 공방 ‘달실’ 김기란 작가가 따뜻한 판화로 다시 새겨보았다.
목차
사계절을 품고 있는 겨울 눈
조청 | 청주 | 쌈 채소
꽃놀이보다 농사
두릅 | 첫 숲차 | 매실
달콤한 여름비
블루베리 | 고춧가루 | 밤
밭이 넓어야 하는 이유
쌀 | 대봉감 | 가락엿
저자
박정미 (지은이)
서울에서 광고 회사를 다니다가 순창으로 내려와 책방 밭을 운영하며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김기란 (그림)
우리 문화를 이야기하는 달실에서 종이의 결에 집중한 시각예술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조청, 두릅, 숲차, 매실, 고춧가루, 대봉감…
일 년 꼬박 땅에서 지은 작물들과 그것을 주고받으며 이어지는 마음,
자연과 계절이 일깨워주는 감각에 관하여
책읽는수요일의 펴내는 마음
전라북도 순창에 자리한 작은 서점 ‘책방 밭’은 지역에서 생산된 작물 한 가지와 책방지기가 고른 책 한 권을 담은 ‘책 보따리’를 매달 구독자들에게 보내고 있습니다. 구독자 대부분은 꽤 오랜 시간을 땅과 떨어져 지내는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지요. 그래서 책 보따리를 펼쳐 땅의 기운을 잔뜩 머금고 있는 작물을 마주하는 순간이 매번 참 소중합니다. 그때만큼은 시절의 흐름을 인지하게 되고, 발 딛고 있는 터전과 내가 이어진 듯해 잘 살고 있는 기분이 듭니다.
책방의 운영자이자 본인 또한 농부인 박정미 작가는 ‘책 보따리’에 담을 작물을 고를 때면 늘 먼저 그것을 지은 농부를 만나서 기르는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소식지에 적어 도시 사람들에게 작물과 함께 전하지요. 그렇게 전하는 마음을 좀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이 책 『한그루 열두 가지』를 펴냅니다. 농부가 일 년 꼬박 길러낸 작물들은 평소 자연의 마음을 가까이에 두고 작업을 이어온 공방 ‘달실’ 김기란 작가의 따뜻한 판화로 다시 새겨보았습니다.
박정미 농부의 보내는 마음
집도, 직장도 정하지 않고 무작정 시골로 내려온 저에게 마을 이웃이 밭 하나를 내어주었습니다. 그렇게 한 해씩 채워 이곳에서 다섯 해를 살았습니다. 농사는 여전히 서툴지만 첫 밭을 내어준 이웃과는 친구가 되었고, 내 얼굴을 알아보고 이름을 불러주는 마을 분들이 많아졌고, 어쩌지 못 하는 일이 생기면 걱정하고 도와주는 이웃도 있어 든든합니다. 밭 하나로 계절을, 해를,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갑니다.
밭에서 기른 내 마음이 참 좋아서 다른 밭의 마음도 듣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혼자 키운 작물을 채우던 보따리를 풀고, 매 계절 다른 농부님들을 찾아다녔습니다. 두릅, 차, 매실, 블루베리 같은 계절 작물과 조청, 엿, 술 같은 계절 수작물을 그달의 보따리로 싸고 밭에서 들었던 농부들의 이야기를 편지로 썼습니다. 그루란 작물을 심고 기르고 거둔 자리를 뜻하며, 그 자리에서 한 해 동안 한 번의 농사를 짓는 것을 ‘한그루’라 합니다. 그렇게 한그루 열두 가지의 마음을 모아 책으로 엮어 전해봅니다.
김기란 작가의 받는 마음
‘책방 밭’에서 온 책 보따리를 받았습니다. 보따리를 풀며 만나는 작물과 책은 이렇게 잠시 잊고 있던 기억들을 꺼내주고 지금의 계절과 나를 일깨워주었습니다. 대봉감, 가락엿, 두릅 등 작물과 농부님들의 삶을 읽는 시간들이 참으로 좋았습니다. 인간에 의해 재배되는 작물은 자연의 산물이기도 하지만 시간을 거치면서 키우는 사람의 마음도 자연스레 깃들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같은 모양의 가지가 없듯이 다양한 작물에 스며든 각기 다른 이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여러 가지 마음이 모인 한 끼를 먹고 그 힘으로 매일 다른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를 그려봅니다. 그런 하루가 모여 한 그루의 나무처럼 한 사람의 인생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해보면, 농촌과 도시를 나눠 생각하기보다 이 땅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마음가짐에 대해 순환적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는 어떤 마음을 기르고 어떤 모양의 가지가 될 것인지 오늘도 마음 밭을 두루 살펴봅니다.
소개
도시생활자의 마음밭에 심어보는 일 년 열두 가지 작물. 공방 ‘달실’ 김기란 작가의 판화로 새긴 열두 가지 작물과 순창의 작은 서점 ‘책방 밭’에서 길어 올린 농부의 마음. 전라북도 순창에 자리한 작은 서점 ‘책방 밭’의 운영자이자 농부 박정미 작가가 길어 올린 일 년 열두 가지 작물, 그리고 그것을 길러낸 농부들의 마음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그 열두 가지 마음을 받아 평소 자연을 가까이에 두고 작업을 이어온 공방 ‘달실’ 김기란 작가가 따뜻한 판화로 다시 새겨보았다.
목차
사계절을 품고 있는 겨울 눈
조청 | 청주 | 쌈 채소
꽃놀이보다 농사
두릅 | 첫 숲차 | 매실
달콤한 여름비
블루베리 | 고춧가루 | 밤
밭이 넓어야 하는 이유
쌀 | 대봉감 | 가락엿
저자
박정미 (지은이)
서울에서 광고 회사를 다니다가 순창으로 내려와 책방 밭을 운영하며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김기란 (그림)
우리 문화를 이야기하는 달실에서 종이의 결에 집중한 시각예술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조청, 두릅, 숲차, 매실, 고춧가루, 대봉감…
일 년 꼬박 땅에서 지은 작물들과 그것을 주고받으며 이어지는 마음,
자연과 계절이 일깨워주는 감각에 관하여
책읽는수요일의 펴내는 마음
전라북도 순창에 자리한 작은 서점 ‘책방 밭’은 지역에서 생산된 작물 한 가지와 책방지기가 고른 책 한 권을 담은 ‘책 보따리’를 매달 구독자들에게 보내고 있습니다. 구독자 대부분은 꽤 오랜 시간을 땅과 떨어져 지내는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지요. 그래서 책 보따리를 펼쳐 땅의 기운을 잔뜩 머금고 있는 작물을 마주하는 순간이 매번 참 소중합니다. 그때만큼은 시절의 흐름을 인지하게 되고, 발 딛고 있는 터전과 내가 이어진 듯해 잘 살고 있는 기분이 듭니다.
책방의 운영자이자 본인 또한 농부인 박정미 작가는 ‘책 보따리’에 담을 작물을 고를 때면 늘 먼저 그것을 지은 농부를 만나서 기르는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소식지에 적어 도시 사람들에게 작물과 함께 전하지요. 그렇게 전하는 마음을 좀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이 책 『한그루 열두 가지』를 펴냅니다. 농부가 일 년 꼬박 길러낸 작물들은 평소 자연의 마음을 가까이에 두고 작업을 이어온 공방 ‘달실’ 김기란 작가의 따뜻한 판화로 다시 새겨보았습니다.
박정미 농부의 보내는 마음
집도, 직장도 정하지 않고 무작정 시골로 내려온 저에게 마을 이웃이 밭 하나를 내어주었습니다. 그렇게 한 해씩 채워 이곳에서 다섯 해를 살았습니다. 농사는 여전히 서툴지만 첫 밭을 내어준 이웃과는 친구가 되었고, 내 얼굴을 알아보고 이름을 불러주는 마을 분들이 많아졌고, 어쩌지 못 하는 일이 생기면 걱정하고 도와주는 이웃도 있어 든든합니다. 밭 하나로 계절을, 해를,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갑니다.
밭에서 기른 내 마음이 참 좋아서 다른 밭의 마음도 듣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혼자 키운 작물을 채우던 보따리를 풀고, 매 계절 다른 농부님들을 찾아다녔습니다. 두릅, 차, 매실, 블루베리 같은 계절 작물과 조청, 엿, 술 같은 계절 수작물을 그달의 보따리로 싸고 밭에서 들었던 농부들의 이야기를 편지로 썼습니다. 그루란 작물을 심고 기르고 거둔 자리를 뜻하며, 그 자리에서 한 해 동안 한 번의 농사를 짓는 것을 ‘한그루’라 합니다. 그렇게 한그루 열두 가지의 마음을 모아 책으로 엮어 전해봅니다.
김기란 작가의 받는 마음
‘책방 밭’에서 온 책 보따리를 받았습니다. 보따리를 풀며 만나는 작물과 책은 이렇게 잠시 잊고 있던 기억들을 꺼내주고 지금의 계절과 나를 일깨워주었습니다. 대봉감, 가락엿, 두릅 등 작물과 농부님들의 삶을 읽는 시간들이 참으로 좋았습니다. 인간에 의해 재배되는 작물은 자연의 산물이기도 하지만 시간을 거치면서 키우는 사람의 마음도 자연스레 깃들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같은 모양의 가지가 없듯이 다양한 작물에 스며든 각기 다른 이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여러 가지 마음이 모인 한 끼를 먹고 그 힘으로 매일 다른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를 그려봅니다. 그런 하루가 모여 한 그루의 나무처럼 한 사람의 인생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해보면, 농촌과 도시를 나눠 생각하기보다 이 땅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마음가짐에 대해 순환적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는 어떤 마음을 기르고 어떤 모양의 가지가 될 것인지 오늘도 마음 밭을 두루 살펴봅니다.